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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조행기/에깅

제주도 무늬오징어 에깅낚시 어복받은 와이프의 대물 무늬오징어

올해의 제주도 날씨는 참으로 변덕스럽습니다.
주중에는 맑고 청명한 날씨가 지속되다가 금요일부터 악기상이 발생하여 주말내내 이어지곤 했었죠.
주중에 직장생활을 하는 낚시인들에게는 최고의 악조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부부는 에깅낚시 뿐 아니라 찌낚시 역시 좋아하지만 주말의 악기상의 여파로 인해 올해에 찌낚시 출조는 손에 꼽을 정도군요..


지난주도 그렇습니다.
금요일부터 악기상이 시작되어 주말내내 지속되었습니다.

주말에 대학원 수업이 있는 저희는 수업이 끝난 후 귀가중에 짬낚을 결정하였습니다.
약간의 강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수가 되는 바람막이를 입고 발판이 안전한 포구에서 한시간정도 낚시를 하기로 했죠.

도착한 곳은 애월읍에 있는 한 포구입니다.

이 포구는 물때에 상관없이 에깅낚시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심이 매우 낮아 아차하는 순간에 밑걸림이 생겨 에기손실이 잦은 곳입니다.
감자급, 고구마급의 무늬들이 많지만 간간히 대물도 출현하는 곳이나 꾼들이 끊이지 않는 포인트 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접근성과 안전성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포구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도 없는걸 저희는 처음 봤습니다.
항상 꾼들이 넘쳐나서 2-3m간격으로 낚시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방파제이긴 하지만 저희가 전세냈다는 생각에 신나서 채비를 하고 낚시를 시작해 봅니다.

 

채비는 항상 동일합니다.

 

테츠리

로드 : 메이져크래프트 크로스티지 CRK-832E

릴 : 시마노 세피아 ci4 3000hgs

라인 : 다이와 J-Blade 0.8호 x8

쇼크리더 : 조무사 프릭스 3호

도래 :  HDF의 1호

히트에기 : 알수없는 명나라산 에기 

 

와이프

로드 : NS 허리케인 802l

릴 : 시마노 나스키 2500s

라인 : 바리바스 0.8호 x4

쇼크리더 : 조무사 프릭스 3호

도래 :  HDF의 1호

히트에기 : 알수없는 명나라산 에기


 

단지 사용에기는 무조건 명나라산 에기를 사용하였습니다.
(밑걸림이 매우 심하거든요..)

 

포인트 도착시간 : 19시
물 때 : 중날물이후, 21시 간조

 

와이프가 첫 캐스팅을 합니다..
한 10초쯤 지났을까..
갑자기 릴이 심하게 역회전을 시작하고 낚시대는 심하게 휘어집니다.
한 20초쯤 역회전을 하였고 저는 와이프에게 천천히 릴링하라고 합니다.

(와이프의 낚시대가 라이트대인 영향도 있겠지만 찌낚시 하는것처럼 휘어지더군요)


"급할 꺼 없으니깐 천천히 감아요."

저 말을 하고 저는 천천히 뜰채를 조립합니다.
'설마 이 물때에 잡힐까..'라는 생각이 오산이었습니다.
발앞까지 잘 끌고와서 랜딩에 성공합니다.

와이프가 지금까지 잡았던 무늬오징어 중에 가장 큰 사이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낚시를 더 진행해 봅니다.
몇번 더 캐스팅을 하니..
갑자기 에기를 쭉 가져가는 입질이 전해져 옵니다.
챔질을 하고 슬슬 랜딩준비를 하는데 이번에는 와이프가 뜰채를 지원합니다.
분명…
뜰채에 오징어가 들어가는 것을 확인을 하였고… 그 순간 저는 스풀을 열어 여유줄을 주었는데..
뜰채를 들어보니 오징어가 없네요…
아…
그 사이 오징어가 빠졌나 봅니다…

 

와이프가 너무나도 미안해 합니다.


"괜찮아. 오징어는 많잖아. 또 잡으면 되지."


 

다독여도 와이프는 풀이 죽어서 낚시에 집중을 못합니다.

잦은 밑걸림에 채비 교환을 반복하고...


한 두어번 더 캐스팅하니 에기를 잡고 있는 입질이 들어와서 감자 한수 추가하고..


또 한 수 더 추가합니다.


이제서야 와이프 얼굴이 밝아집니다.

 

이렇게 입질을 받아냈을 때가 한 19시 30분정도 였고… 20시까지 낚시를 진행해 보았으나 더 이상 입질이 없어서 철수하였습니다.

 

 

집에와서 최대어를 낚은 와이프의 기념사진 시간을 갖고..

예쁘게 손질을 하면서 먹물 가득 묻은 모습을 찍으면서 또 웃고..


 

술한잔을 기울이며 밤을 지새워 봅니다.

이제 무늬오징어 철이 끝나가는 듯 합니다.
물론..
제주도는 사계절 내내 무늬오징어를 잡을 수 있지만 확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올 한해 즐거웠던 에깅낚시도 슬슬 접을 때가 되는군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 달려보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