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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조행기/에깅

제주도 무늬오징어 에깅낚시 피딩타임을 놓치지 마라

이제 제주도는 가을의 한복판에 들어섰습니다.

매우 청명하고 높은 하늘이 펼쳐지고 있으며  갈대가 조금씩 피어나고 있어 더욱 더 실감납니다.

이렇게 청명한 가을에는 무늬오징어 씨알이 매우 굵어지는 시기입니다.

물론 키로급 사이즈의 무늬오징어도 매우 맛있지만 개인적으로 500g~800g의 사이즈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저희부부는 중문의 햐얏트 호텔에서 열린 워크샾에 다녀왔습니다.

(저희 부부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합니다.)

전세계 몇몇 나라에서 참여를 하고 발표도 하고...

뭐.. 그런 워크샾입니다..

 

워크샾이 끝난 후, 만찬이 있었지만 저희부부의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이 있었기에 과감히 만찬을 포기하고 근처 포구로 달렸습니다.

 

중문근처에는 여러 낚시 포인트가 있습니다.

큰코지, 작은코지, 해송횟집, 박수기정, 예래포구 등등등...

알려진 것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포인트가 더 많겠죠.

 

최근들어 소식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저희는 그냥 예래포구로 향했습니다.

(지도에서는 하예포구로 나오는군요..)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고, 마침 물때도 좋았습니다.

 

포인트 도착시간은 17시 50분경.

포인트 만조시간은 18시 40분경 입니다.

 

장비는 항상 동일합니다. (에깅장비가 뭐 바뀔게 있나 싶습니다..)

 

저는

메이져크래프트 크로스티지 CRK-832E

시마노 세피아 ci4 3000번 스피닝릴

다이와 J-Blade 0.8호 합사

조무사 프릭스 3호 목줄

이마트표 HDF의 1호 스냅도래

히트에기 : 야마시타 라이브 내츄럴칼러 3호

 

와이프는

NS 허리케인 802

시마노 나스키 2500s 스피닝릴

바리바스 0.8호 합사

조무사 프릭스 3호 목줄

이마트표 HDF의 1호 스냅도래

히트에기 : 야마시타 노멀타입 주황색 3호

 

예래포구의 테트라포트는 매우 큽니다.

듬성듬성하지는 않지만 너무 커서 틈이 좀 벌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위쪽에는 새걸로 가져다 놨는지 시멘트 가루가 있어서 조금 위험하기도 하구요..

여튼 매우 주의해야할 장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적당히 자리를 잡는동안 미리 오셔서 낚시하시는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그 어르신은 친절하게 저희에게 자리를 어디로 가서 해라고 말씀도 해주시고..

(아무래도 저희가 서울말을 쓰다보니 저희를 초보로 생각하셨나 봅니다. 중수를 노리는 초보입니다..)

 

일단 포인트 환경을 알고자 명나라산 에기로 바닥 지형 탐색을 해봅니다.

포인트 탐색용 에기는 1m/3s로 떨어지는 에기이며 전방 40m권에서 발앞 10m까지.....

밑걸림이 살짝 있긴 하나 대부분 해초이며 바닥역시 울퉁불퉁한 돌이 아닌 모래나 진흙으로 추정이 됩니다.

수심은 매우 낮습니다.

만조가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5미터가 되지를 않는걸로 예상됩니다..

대부분 2-3미터의 수심이라고 생각을 하며 에기를 운용하였습니다.

 

지형탐색이 끝난 후,

본격적인 낚시에 들어갑니다.

18시 10분정도 였지만  1m/5s정도 되는 쉘로우 타입, 붉은색계열로 에기를 교환하고 낚시에 임해봅니다.

별다른 입질이 없어서 내츄럴 칼러로 교환하고 캐스팅하니 착수하자마자 입질을 받았습니다.

입질 패턴은...

텐션폴링을 하면서 수심을 계산하고 있는데 바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묵직하네요.

(장비가 매우 미약해서 프리폴링을 하면 입질을 느끼기 어려워 저는 텐션폴링을 주로 합니다)

먼곳에서 히트해서 갈무리할때까지 시간 좀 걸립니다.

사이즈는 약 600g정도 되는 녀석인 듯 해 보이나 (계측 저울이 없어서 확실치는 않습니다)

맛있는 사이즈 입니다.

사진을 찍어주던 와이프가 다시 제자리로 가서 캐스팅하자마자 와이프도 바로 입질이 옵니다.

와이프의 낚시대를 라이트대이기에 초릿대가 심하게 꺾이면서 (찌낚시처럼) 엄청나게 릴이 역회전을 하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뜰채지원을 갑니다.

와이프 입질은 로드를 아래로 향한상태에서 에기를 쭉 가져갔다고 합니다.

와이프 자리가 높은 테트라여서 제가 가서 뜰채질을 도와주고 갈무리 합니다.

이때 시간이 약 18시 40분경이었습니다.

 

이 후,

와이프 릴에서 엄청난 역회전 소리가 났습니다.

마치.... 채비가 배에 걸려서 끌려가는 듯한....위이이이잉잉~~~~ 거리는 소리...

로드는 엄청나게 덜덜덜덜 거리고....

 

한 1-2초 나더니 멈추길래 뭐였냐고 물어보니 모르겠답니다.

제 생각엔, 광어나 농어 같은 포식성 물고기의 소행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혹은, 부시리 같은 녀석을 걸었을지도 모르죠..

 

 

 

'이제부터 시작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뜰채질하고 사진찍고 시메하고 봉투에 넣고 그러는동안 시간은 자꾸만 흘러갑니다.

한 5분은 훌쩍 흘러간 듯 싶습니다.

게다가 갸프가 아닌 뜰채로 올리다보니 뜰채망에 에기 훅이 자꾸 걸려서 빼는데 애먹습니다.

하도 안빠져서 뜰채망을 라인커터기로 한두개 잘라서 에기를 회수하고...(어차피 뜰망은 매우 저렴하기에... 집에 예비용으로 하나 더 있습니다. 예전 뜰채 프레임이 부셔져서 남겨놓음.)

뜰채가 갸프보다 안정성과 길이는 매우 유용하나 이런점은 참 불편합니다.

(그런다고해서 5m짜리 갸프를 구매하기는 싫습니다.)

 

한 5분동안 실랑이하고 다시 낚시에 집중해 봅니다..

허나...

입질이 뚝 끊겼군요...

좌우에 계시는 분들도 전혀 입질이 없고....

 

말 그대로 피딩타임 (Feeding Time)이 끝났습니다.

오징어 먹이활동 시간이 끝난거죠..

5분, 10분을 지체했다가 이런 경험들 많으실 껍니다..

 

더이상 해봐야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철수를 계획합니다.

'한 두어번만 더 던지고 가야지'

 

역시나 입질은 없습니다.

 

 

19시 20분경이 되서 저희는 철수를 하였습니다.

오늘 목표 2마리를 달성하였고, 더이상 입질도 없고, 배도 고프고..

포인트에서 귀가하는 시간도 한 40분 걸리고 하니...

 

집에 도착해서 싱크대샷 한번 찍고...

1마리는 회, 1마리는 마늘통찜, 다리는 튀김입니다.

 

 

 

 

어제 아는 형님께 제주시권 무늬오징어 소식을 들었습니다.

(혼자서 4마리를 잡으셨더군요...)

지금은 제주시든 서귀포시든 시골이든 어디든 바다만 나가면 사이즈 좋은 무늬오징어가 넘쳐납니다.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시면 즐거운 손맛, 입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달리세요..^^

 

 

이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사랑하는 와이프에게 감사하며...

포스팅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