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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갯장어 샤브샤브

 

낚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낚시카페를 가입하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서 인맥이 점차 넓어 지는걸 새삼 느낍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인맥때문에 좋은일이 참 많곤 합니다..

 

육지에서 손님들이 놀러와서 제주 자연산 회를 대접하고 싶을때 도움을 주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참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그분들의 노고와 성원에 힘입어 최선을 다해 회를 장만하여 손님들께 대접하곤 했지요.

언젠가 그에대한 보답은 꼭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저랑 같이 "소형선박조종사" 면허를 취득한 카페에서 만난 형님께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 형님은 가족모두 어업을 하고 있어서 자격증이 필수 요소였겠지요..

2-3달전 바다장어에 맛을 들인 저희 부부는 그 형님께서 장어 잡으시면 저희가 구입한다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가장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그냥 장어가 맛있어서 구입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너무 많이 주셔서 정말 좋아서 어찌할 줄을 모르겠더군요...

와이프가 급하게 슈퍼에 가서 비타민 음료를 사서 그 형님 부모님께 드렸습니다..

 

구수한 제주말투의 넉넉한 인심...

"가져가서 하영 맛나게 먹으라~ 그럼 됐다~" 라고 하시는 어머니...

"손질할때 무니깐 조심허라~ 잘못하면 손가락 잘린다~" 라고 하시는 아버님

"손질할줄 알어?? 손질 해 줄까??" 라고 하는 형님..

 

감사합니다..

 

배에 있는 어창에서 살아있는 녀석들을 막 건져서 넣어주는데...

어찌나 힘이 세던지.. 비닐포대를 그냥 뚫어버리고.. 난리를 칩니다..

그 형님 부모님께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집에와서 열어보니 아직도 잘 살아있습니다.

 

싱크대에 부어보니 장어사이즈가 대박입니다..

 

저희만 먹기 아까워서 주인댁도 2마리 분양해 드리려고 전화를 하니...

사라봉에서 운동하시다가 집으로 냉큼 오시겠다고 합니다...

장어 드릴 때 보니..

지인분들도 모셔와서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갯장어 이빨은 너무 날카로워서 항상 조심해야된다는 말을 듣고 나니 이빨이 너무 무섭습니다.

제가 힘이 절대 약한편은 아닌데.... 이녀석 움켜 쥐고 있을때는 제가 약해보입니다..

힘이 정말 너무너무 세요....

사진에서 장어의 몸부림을 저항하려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장어는 한번도 손질을 안해봤고.. 시장에서 손질해서 주는 것만 봐서..

최대한 따라하려고 노력해봅니다..

하지만... 열악한 부엌 환경에서 하려니 너무 힘드네요..

결국엔 장어를 토막내서 손질하는 방식으로 하고... 최선을 다해봅니다...

 

 

한 두마리정도 실패하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그럴 듯 한 모습으로 포가 떠지네요...

 

 

저 뽀얀 살을 보세요...

저 사진을 찍기 1시간전까지 살아있던 녀석들입니다..

너무너무 깔끔하고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겨우 5마리 손질했는데 허리가 부러질 것 같습니다...

집 싱크대가 너무 낮아요... (참고로 제 키는 183cm입니다..)

와이프와 우리집 지을 때는 꼭!! 싱크대는 높이 조절되는 걸로 하기로 약속을 또 하고...!!!!!

포 뜬 장어를 이제 거덜(?)내기 시작합니다..

 

 

갯장어는 바다장어와 달라서 뼈가 매우 거셉니다..

그래서 굽거나 샤브샤브로 먹기 전에 잔뼈를 최대한 조각조각을 내야 하는데요...

그렇게 하려면 칼집을 매우 많이 내야 합니다.

주의할 건...

사이즈가 좋은 장어는 살이 매우 두껍기 때문에 살만 칼집을 내면 안되고 뼈를 자르는 소리가 날때까지 칼집을 내어 주시면 됩니다.

위에 있는 저 조각 하나에 약 100번 이상 칼집을 내었습니다.

먹기 좋게.. 잔뼈가 입에 걸리지 않게 잘 된것 같나요???

 

 

 

제가 손질하고 있는 동안에 와이프는 육수를 냅니다.

 

 

육수에 필요한 재료는..

장어 머리, 뼈, 무, 국멸치, 대파 흰부분

큰 솥에 넣고 푹푹 고았습니다.

 

어느정도 정리가 된 후 식사하기 위해 자리에 앉으니.....

어느덧... 18시 20분...

집에 15시 20분에 도착해서... 무려 3시간동안.. 쑈를 했네요...

 

와이프가 만든 특제 간장양념과..

 

샤브샤브를 위한 각종 채소들..

 

갯장어와 함께 먹을 양파..

 

 

두둥...

허리가 부러지도록 손질한 갯장어...(회로 먹어도 될 정도의 신선한 상태..)

 

 

2시간이 넘게 뼈를 고아서 만든 소중한 육수...

 

 

 

여수에서는 갯장어를 "하모 (はも)"라는 일본어로 부르며 하모 샤브샤브가 아주 인기있는 메뉴입니다.

가격 또한 비싸죠..

(제주오일장에서 kg당 4만원정도??)

저도 딱 한번 먹어봤었는데 (2008년쯤..) 4명이서 10만원 이상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확하진 않아요... 제가 계산한게 아니라..)

집에서 이렇게 싱싱한 갯장어로 샤브샤브 해 먹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제주사는 재미...

너무 행복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인연..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여서 더욱 행복합니다.